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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조윤 150806

dbsldbsl 2015. 8. 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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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 고혈을 짜낸다는 나주 땅귀신 소문을 들은 우치. 혼내주러 갔다가 유니 얼굴 보고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자꾸 사소한 장난이나 치게 됨. 목욕할 때 갑자기 나타난다거나 자려고 누우면 옆자리에 누워있다거나 땅문서에 유니 나신을 그려놓는다거나. 그렇게 골탕이나 먹이고 은근히 추파 날리는데. 그딴 건 관심 없고 사사건건 훼방놓는 우치 땜에 빡친 유니.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우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니까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화담과 손잡고 우치 찾아감. 우치는 없고 천관 혼자 있는데 화담이 손써서 유니 눈에는 천관이 우치로 보이고. 유니는 그럴 의도까진 없었지만 우치로 보이는 천관 죽이게 됨. 물론 그것도 화담이 뒤에서 손쓴 거고. 유니는 성가신 놈이 죽었는데 (굳이 죽이려고 한 게 아니라 좀 놀라긴 했지만) 왠지 개운하지가 않고. 나중에 그거 알게 된 우치가 복수하러 유니 찾아가려다가 화담 때문에 족자에 갇힘. 우치가 살아 있다 봉인됐다는 걸 알 리 없는 윤이는 날이 가고 달이 가도 자꾸만 수시로 떠오르는 우치 얼굴에 뭐가 얹힌 것처럼 늘 마음 한구석이 불편함. 그렇게 나쁜놈은 아니었는데 죽이기까지 한 건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조금은 후회되기도 하고. 해가 바뀌고 나서도 우치는 도통 머릿속을 떠나질 않고. 우치가 하던 농담이나 장난이 아주 약간은 그리운 것도 같고.



200년 후 화담의 도력이 다해 족자에서 풀려나온 우치. 바로 환생한 유니 찾아갔더니 아직 유치원 다니는 꼬마. 아무것도 모르는데다 너무 어리니까 처치하려 들어 올렸던 손 스르륵 내리고. 몰래 매일 지켜보는데 집에서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 다 자업자득이라며 코웃음치는데 어린애가 늘 기죽어있고 집에 들어가는 것도 한참 동안 망설이고 그러니까 고소해했던 것도 한순간뿐 자꾸 안쓰럽게 느껴짐. 약해지는 마음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꼬마유니 앞에 나타나서 기억 돌려주고 예전처럼 어른으로 바꿔놓은 채 이제라도 대가를 치르라며 공격하려다가 멈칫. 유니가 놀라서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기만 하는데 계속 꼬마 상태인 거.

-미안해. 부적을 꺼내든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잠시 그대로 굳어 있던 우치는 저를 올려다보는 윤의 자그마한 양 어깨를 거세게 틀어쥐고 앞뒤로 흔들며 소리를 내질렀다. -지금 뭐라 했나? 다시, 다시 말해봐. 겁을 먹은 커다란 눈이 금세 물기를 비친다. -나, 나는... 점점 일그러지는 얼굴이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지만 우치는 그에 아랑곳 않고 한마디를 더 뱉었다. -어서! -미안...해...라고 했어. 용케 눈물을 떨구지 않고 더듬더듬 흘려낸 윤의 답에 우치는 순간 모든 기운을 소진한 듯 그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미안...하다...? 하하하. 작은 손으로 욱신대는 제 어깨를 주무르던 윤이 웃음소리에 놀랐는지 눈에 띄게 움찔대며 조심스레 시선을 맞춰왔다. -참 쉽구나. 그래 어디 이제 와서 무엇이 미안한지 들어나 보자. 죽음을 모면하려 둘러댄 말은 아니라 믿고 싶으니. -진짜란 말이야. 그땐 나도 모르게 카, 칼로 이렇게, 제가 저지른 끔찍한 만행이라도 떠올린 건지 팔을 휘두르다 말고 눈을 질끈 감는 조윤이라니. 예전이라면 절대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기억을 되찾았음에도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여전히 순진한 어린아이의 꼴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 날만을 기다려왔던 것이 무색하게 허리께에 겨우 오는 이에게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어 우치는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지나치게 조용해진 걸 느낀 윤이 한참만에 눈을 떴을 땐 꾸깃한 부적 하나만이 바닥을 구르고 있을 뿐이었다.



한동안 찾아오지 않다 오랜만에 나타난 우치. 집 앞에서 형제들과 다른 대접 받는 유니 목격하게 되고. 그 후로 복수는 뒤로 미뤄둔 채 자꾸 찾아와서 지켜봄. 전생보다 나을 것 없는 삶을 사는 유니가 점점 가엾게 느껴지고. 언젠가부터 몸 숨기지 않고 대놓고 빤히 바라봄. 한참 동안 말없이 눈 마주치다 유니 집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사라지고. 유니는 전생에 자기가 죽인 우치지만 저를 해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볼 뿐이니까 외로운 마음에 자꾸 기다리게 됨.

서인이를 실수로 다치게 한날 윤이는 집에서 쫓겨남. 우치가 한숨 쉬고는 담벼락 아래 쪼그리고 앉아 잠든 윤이 들어 올림. 잠결에 으응 하며 안기는 작은 몸 끌어안고 집에 데려감. 그런 일 있을 때면 조용히 유니 손잡고 데려가서 밥도 해먹이고 잠도 재워주고. 그러다 보니 슬슬 입 열게 되고. 얘기하다 보니까 유니는 스승이 아닌 우치 죽였던 거고 다 화담의 농간이었던 거 알게 됨. 만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정도 들고 유니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눈도 맞고 모르고 한 짓이지만 어쨌든 스승님을 죽인 원수한테 무슨 짓인가 싶다가도 이미 마음을 줘버려서 어쩔 수 없고. 결국 키잡하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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