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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이는 파도소리, 짭짤하고 비릿한 냄새. 바다...? 윤은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흐릿한 시야에 들어찬 천장의 무늬가 낯설다. 누운 채로 고개만 돌려 주위를 훑었다. 소파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작은 방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것 같다. 창조차 없는 어둑한 공간에서 높이 매달린 환풍구가 덜덜 소리를 내며 힘겹게 돌아간다.
여긴 대체 어디고 나는 왜, 순간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통증이 머리를 때렸다. 숨까지 멈춘 채 한참을 굳어 있던 윤은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고 상체를 세웠다. 흠씬 얻어터지기라도 했는지 온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는 것 같다. 윤은 이까지 악물고 침대에서 내려서다 그대로 주저앉았다. 어지러움 때문이 아니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오른쪽 다리. 아무렇게나 감겨 있는 붕대엔 선명한 핏자국까지 있다.
-이, 이게 무, 무슨...
덜덜 떨리는 손을 갖다 대는 순간 빛이 쏟아져 들어오며 시린 냉기가 방안을 채웠다. 곧이어 귀를 자극하는 익숙한 소리. 묘한 울림을 동반한 걸음이 가까워진다. 어느새 바짝 다가온 기다란 인영이 허리를 숙였다.
-왜, 나처럼 됐을까 봐 겁나?
답을 기대한 건 아니었는지 커다란 선글라스 아래 얇은 입술이 비틀리며 웃는 모양으로 변했다.
-걱정 마. 다리 하나 병신 된다고 안 죽어.
냉정한 말투와는 달리 크게 뜨인 눈을 깜빡이지도 못하는 윤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은 꽤나 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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