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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 넘게 사귄 연습생 동기 픈조가 듀엣 준비 중인데 갑자기 계획이 변경되어서 6인조로 데뷔하면 좋겠다. 그리고 그중엔 우치가 있어라. 말수 적고 묵묵히 뒤에서 챙겨주는 픈누니랑 다르게 우치는 처음부터 십 년은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한척하겠지. 도도하고 까칠한 이미지 때문에 그런 대접 아무한테도 받아본 적 없는 윤이는 어색해서 우먹금하는데 데뷔하고 나서도 계속 들이대는 우치 때문에 팬덤에서도 호모로 무지 흥하고. 우치가 그럴 때마다 윤이는 픈누니 눈치 보지만 정작 픈누니는 별 관심 없어 보이는 거. 쉴 때도 예전에는 숙소에서 픈누니랑 조용히 영화나 보고 그랬는데 우치는 틈만 나면 끌고 돌아다녀서 처음에는 억지로 나가던 윤이도 점점 익숙해지고. 우치랑 놀다 보면 픈누니 연락도 안 받게 되고. 밤늦게 들어온 윤이한테 픈누니가 얘기 좀 하자 해도 피곤하니까 나중에, 라며 자버리는 일이 잦아짐.
그러다 윤이 생일 다가옴. 며칠 전부터 졸졸 따라다니면서 뭐 갖고 싶냐고 물어보는 우치한테 윤이 됐으니까 귀찮게나 하지 말라고 했다가 투닥이는데. 슬쩍 픈누니 쪽 바라보면 저한텐 관심도 없는 듯 음악이나 듣고 있겠지. 생일 0시 되자마자 우치가 sns에 하트로 도배된 3분짜리 생축 영상 올려서 팬덤은 난리 나고. 윤이 우치가 직접 건네준 맞춤 향수 받아든 채로 피식 웃으며 고맙다는 말 던져놓고 방으로 와보면 이미 픈누니가 두고 간 게 책상 위에 놓여있겠지. 둘이 짜기라도 했는지 디자인까지 비슷한 향수병 두 개 보고 윤이 좀 놀라는데. 분명 저에 대해 더 잘 알 픈누니가 준 것보다 우치가 준 향이 더 마음에 드는 거. 윤이 그제야 제 마음이 이미 변해있던 거 깨달을 거 같다. 그래도 차마 픈누니한테 그만 두자는 말은 못하겠어서 고민만 하는데 이미 윤이 마음 눈치챈 픈누니가 먼저 말 꺼내라. 나는 괜찮으니까 너 힘들면 헤어지자고. 윤이 말없이 고개 끄덕이다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제 모습에 충격받을 듯.
어쨌든 자연스럽게 우치랑 사귀게 되는데 친구일 때와 다르게 무심한 거지. 싫다는 거 억지로라도 데리고 나가던 우치가 이제는 제 친구들만 만나러 다니고. 전에는 사소한 선물도 자주 주고 그랬는데 기념일 같은 것도 무시하고. 윤이는 우치의 변화에 혼란스러워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만 자꾸 찾게 됨. 혼자 취한 윤이 손 가는 대로 번호 꾹꾹 눌러서 사람이 왜 그래? 맨날 나 속상하게 하고. 너 미워서 나 술 좀 마셨어... 신세한탄하다 나 좀 데려가... 해라. 한참만에 어디냐고 묻는 목소리에 그래도 나 기다리긴 했어? 웅얼대다 잠드는데 그 이후론 기억이 없겠지. 아침에 지끈거리는 머리 누르며 눈 뜬 윤이. 침대에 곱게 누워 있는 제 모습에 어제 전화해서 주절주절 떠들었던 거 어렴풋이 떠오르고. 휘청휘청 거실로 나오자마자 마주친 우치가 하는 소리에 멍해지겠지. 얼굴 들이밀고 킁킁대더니 으, 엄청 마셨나 보네. 누구랑? 윤이 ...나 혼자 있었잖아. 어제 봐...놓고. 하면 우치는 내가? 뭘 봐? 헐... 아예 필름 끊겼었나 보네. 나 어제 일찍 잤는데? 하고는 스케줄 있다며 나가버리겠지. 맥없이 식탁의자에 주저앉은 윤이 앞에 꿀물이 내밀어짐. 스스로 고개 들어 올려서 마주친 눈에 윤이 그제야 알아채겠지. 어제 제가 불러낸 게, 집까지 데려와서 옷까지 갈아입힌 게 누구였는지.
그 뒤로 자꾸 픈누니 생각이 나겠지. 별말 없이도 늘 좋았던 우리였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 난 대체 너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그러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얼굴 보기 힘들어진 우치가 여아이돌이랑 스캔들 남. 기사에는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윤이한테는 진짜라며 헤어지자 하겠지. 요즘 우치는 안중에도 없었던 윤이 별다른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니까 우치가 오히려 당황해서 따짐. 내가 헤어지자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혹시 내가 먼저 말하길 기다렸냐? 딴 놈 생긴 거 아니냐고! 너 설마 다시, 라며 윤이 어깨 붙잡고 흔들어대는데 픈누니가 나타나서 윤이 빼가라. 제 방에 데려다주고 돌아서는 픈누니 붙잡은 윤이 얼른 입부터 열겠지. 내가 잘못했어. 픈누니가 윤이 얼굴 양손으로 감싸고 눈 마주치면 이미 울기 직전인 윤이 다짜고짜 입술 들이밀고. 그렇게 키스하고 나서 둘이 다시 잘 사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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