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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이 친형제처럼 잘 지내던 어느 날 챙겨주던 새엄마가 며칠 집을 비우는 바람에 주노 준비물 빠뜨리고 가서 점심시간에 집에 왔는데. 희미하게 우는 소리 들려라. 왠지는 모르겠지만 큰 소리 내면 안될 것 같아서 윤이랑 제가 같이 쓰는 방 앞으로 살금살금 다가간 주노. 살짝 열린 방문 틈으로 침대 위에 네발로 엎드린 남자의 뒷모습이 보이는데 너무도 익숙한 게 아무리 봐도 제 아빠 같겠지. 그 아래로 보이는 마른 다리는 물론 동생 윤이 것일 테고.
정확히 무슨 짓을 하는 건지는 알 순 없어도 말려야겠다 싶은데 벌어진 입에서 아무 소리가 나오질 않고 몸은 바닥에 박힌 듯
꿈쩍도 하지 않겠지. 그러다 아빠가 몸 일으키려는 거 보고 후다닥 뛰어나가는데, 문 여닫을 때 들린 쾅 소리에 쫓아오기라도 할까 봐 주노 미친 듯이 달릴 것이다.
결국 그날 밤늦도록 밖에서 서성이다 겨우 집에 돌아오면 왜 이렇게 늦었냐며 저 맞아주는 아빠 얼굴이 평소처럼 너무 다정해서 아까 본 게 꿈인가 싶을 것 같다. 주노 아빠 시선 슬쩍 피하며 친구랑 놀다 보니 그랬다고 대충 둘러대고 방으로 들어와서 소리 나지 않게 조심조심 문 잠그면 볼록한 이불 더미가 눈에 들어오겠지. 제발 아니었길 제가 잘못 봤던 거였길 바라며 다가가 이불 살며시 들추는데 낮의 일이 실제였다는 것만 확인하게 될 것이다. 아침까지도 멀쩡했던 윤이가 식은땀 쏟아내며 혼자 끙끙 앓고 있었으니까. 어제까지만 해도 윤이가 아프면 당연히 얼른 아빠를 불렀을 텐데 그러면 안 된다는 거, 그럴 수 없다는 거 느끼고 주노 직접 물수건 챙겨다 윤이 이마 위에 올려 주겠지. 정신없는 윤이 손 붙잡고 미안해, 형이 정말 미안해, 속삭이다 잠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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