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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이 조금씩 친해지는데 괜찮을 거라는 한두 달 지나고 세 달쯤 됐을 때 조폭 같은 남자 형배가 갑자기 나타나면 좋겠다.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아서 거의 잊고 있었는데 예전 같은 소리 또 들려오니까 안절부절못하던 지워니가 옆집 문 두드리고. 열어준 형배가 넌 뭐냐는 식으로 쳐다보면 시끄럽던데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고. 그러면서 행배 뒤 힐끗 보면 난장판 된 집안에 윤이 주저앉은 채로 코피 후두둑 쏟고 있겠지. 행배 지원이 어깨 툭 치면서 알 거 없으니까 꺼지라고 해라. 근데 지원이가 윤이 쪽 쳐다본 거 눈치챈 거지. 지원이 멱살 쥐고 안으로 당긴 형배. 눈알 부라리면서 이 기생오라비 같은 새낀 뭐꼬? 내 없을 때 또 꼬리치고 다닌기가? 라고 시선은 지원이한테 고정한채로 으르렁대라. 윤이 코피 스윽 닦아내면서 그냥 옆집 사람이야, 건들지 마. 그 말에 또 빡친 형배 주먹 들어 지원이한테 날리는데 분명 반대쪽 손으로 잡고 있던 멱살이 언제 풀렸는지 지원이는 슬쩍 피하고. 몇 번 그러다 결국 지원이 한대 맞는 순간 덜컹 소리 나라. 경찰입니다, 신고받고 왔습니다, 라는 말에 다시 주먹질하려다 멈칫하는 형배. 안에서 당겨 여는 문이라 지원이가 막아서서 당장 들어올 수가 없는 거. 경찰들은 밖에서 계속 문 두드리고 지원이는 터진 입술 근처 혀로 핥으면서 제 뒤쪽으로 살짝 눈짓하고. 어떡할래, 안 가? 라고 묻는 듯이. 결국 형배 지원이 세게 밀쳐 버리고 반대쪽에 나있는 창문으로 도망감. 근데 그 사이에 윤이 한 번 더 걷어차주겠지.
형배 사라지고 나서야 안으로 한걸음 더 들어선 지원이. 경찰 하나는 엉망 된 집안에 쓰러져 있는 윤이한테 다가가고 나머지 하나는 옆에 서있는 입술 터진 거 외엔 멀쩡한 지원이한테 뭐죠? 묻는데 윤이가 비척비척 몸 일으키며 대답해라. 창문 가리키면서 도둑놈은 저쪽으로 나갔어요, 그 사람은 옆집 형이고. 그리고는 구급차 부르려는 경찰 말리며 훔쳐 가려는 거 막느라 맞은 건데 괜찮아요. 복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보진 못했고 체격은 어땠다 옷은 뭐뭐 입었다. 경찰이 뭐라 하기도 전에 술술 말해줌. 진짜로 형배를 잡아넣으라고 할 생각이 아니니까 실제와 다르게. 지원이도 윤이랑 비슷하게 얘기하면서 거들겠지. 시끄러워서 우선 신고부터 하고 와봤다, 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떠밀듯이 경찰들 보내고 나면 지원이가 집으로 윤이 데려가겠지. 당장 여기서 잘 수가 없으니까.
-왜 끼어들었어? 보면 몰라, 깡패새낀 거?
희미하게 밝아오는 창밖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지원은 웅얼대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이미 잠든 줄 알았건만 아니었던 모양이다. 너 맞아 죽을까 봐, 라는 말은 목 안으로 삼킨 채 좀 더 옆으로 붙자 윤도 제 움직임에 맞춰 반듯이 돌아누웠다. 부어오른 눈두덩이나 멍이 올라오는 뺨이 꽤나 아파 보여 인상이 절로 써졌다. 아주 잘 알지. 걸레짝 난 네 얼굴이 이렇게 말해주잖아. 피딱지가 맺힌 입술 끝을 쓰는 순간, 윤이 옅은 신음을 흘렸다. 아주 제대로 터졌네.
-이거,
얼굴을 맡기고 고른 숨만 내쉬던 윤이 갑자기 제 손을 매섭게 내친다.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늘어진 티셔츠 위로 휑하게 드러난 목에 선명한 손자국이 있었다. 진짜 죽일 생각이었나? 웬만한 상처에는 이제 놀라지 않는 지원에게도 있는 힘껏 목을 조른 듯한 흔적은 충격이었다. 잠시 시선을 맞췄던 윤이 아무렇지 않게 허리께에 구겨져 있던 이불을 끌어당긴다. 지원은 긁힌 상처가 두어 개 있는 손목을 잽싸게 잡아챘다. 가늘게 떠진 눈이 샐쭉이 저를 노려본다. 당장 놓으라는 무언의 압박. 아니, 사정인가? 금세 힘을 풀자 너무도 쉽게 목적을 달성한 윤이 아무렇지 않게 다시 말을 잇는다.
-대답은?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내일 출근, 아, 이제 오늘이지. 한 시간도 못 자겠다.
모른척 장단을 맞춰 내뱉은 말에 윤이 풋,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지원은 이불 안으로 슬쩍 파고들며
-앞으론 절대 참견하지마, 길가다 칼 맞고 싶은 거 아니면. 그냥 모른척해,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거야.
-시끄러워서 그런 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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