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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막내황자 h한테 시집온 제후국 세자 s. 제 자리 일곱이나 어린 아우한테 강제로 물려주고 인질이나 다름없는 신세로 신혼생활 중. 작지만 한 나라의 왕이 될 이였는데 황위와 관계없는 저의 정비도 아닌 차비가 된 s를 안쓰러이 여기며 아껴주려는 h와 달리 s는 첫날부터 딱딱하게 예의만 차리고 눈도 안 마주침. h 그런 s 심정 이해 못 하는 거 아니라 둘이 가끔 합방은 하지만 손하나 대본적 없을 듯.
계절이 두번 바뀌고 나서도 누그러지기는커녕 더 차가워진 s에 h 알게 모르게 마음 상하기 시작하는데. 여느 때처럼 합방은 했으나 멀찍이 떨어져 자던 hs. 어렴풋이 깬 h 옆자리 비어 있는 거 보고 한숨 푹
s 아직 날 밝지도 않았는데 처소에 딸린 정자에 올라가 떨리는 두손 모아 잡고 하염없이 저 멀리 어딘가만 바라보고 있겠지 끔찍한 꿈이 너무도 생생하여. 제가 나고 자란 궁이며 부왕 모후 어린 아우까지 시뻘건 화염 속에서 재로 변해가는 걸 꼼짝없이 바라봐야만 했던. 두눈 질끈 감고 몸서리치는 s 어깨에 투욱 얹히는 약간의 무게감. 기척 없이 다가온 h가 쌀쌀한 날씨에 얇은 차림인 s한테 옷 둘러준 거. 날이 찹니다. 가볍게나마 팔을 쓸어주는 감각에 흠칫 놀라 움찔대놓고 아닌 척 태연히 뒤도는 s. 늘 그랬듯 눈은 맞추지 않은 채로 말없이 허리 굽혀 인사한 s 사라진 자리엔 떨어진 옷자락이 바람에 나풀.
한참만에 h 그거 주워들고 주먹 꽈악 쥐면 좋겠다. 이렇게 저 무시하는 s 거슬리기 시작하는 거. 아껴주고 싶다에 가까웠던 감정이 제 발아래 무릎 꿇리겠다로 바뀐다.
일단 마음먹은 거 바로 실행하는 h. 말 그대로 잠만 자던 밤이 지나면 자연스레 헤어졌던 둘, h가 아침 같이하자며 처소로 s 부름. 몸이 좋지 않으니 배려해주십사 하는 전갈을 듣곤 그길로 s 찾아가는 h. 부서져라 열린 문소리에 머리 매만지던 손 내리지도 않은 채로 고개 돌린 s 두눈 휘둥그레져 h 바라보는데 성큼 다가온 h가 s 팔목 거칠게 휘어잡고 탁자 앞에 끌어다 앉혀. 오늘부터 조식은 함께 하는 겁니다. 평소같지 않은 행동이며 어투에 s 작은 입 오물거리며 무어라 하려다 말아. 오른손으론 밥알 세는 수준으로 깨작대면서 탁자 아래에선 왼손목 돌리고 있음. 잠깐 잡혔을 뿐인데 삐끗한 듯 욱신거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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