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준호조윤 1699

dbsldbsl 2016. 12. 31. 18:59
반응형
허름한 술집 하는 윤이 엄마 퇴근길에 한 잔씩 하고 가던 남자랑 살림 합쳐라. 아들까지, 둘이 윤이네 집에 들어온 날, 방문 뒤에 숨어서 빼꼼 눈만 내민 윤이한테 남자가 그러겠지. 윤아 안녕, 아저씨 아들이야. 윤이 네 동생이고. 얼른 와서 인사해. 쭈뼛대는 윤이한테 다가온 남자애가 웃으며 하는 말에 윤이도 따라 웃었음. 형아 안녕, 나는 준호야. 그렇게 한 가족이 된 넷은 넉넉하진 않지만 화목한 보통의 삶을 살겠지. 윤이 엄마는 술집 대신 작은 음식점을 열었고 남자는 일을 다니면서 가게도 틈틈이 돕고. 윤이랑 준호는 생김새도 비슷하고 사이도 좋아서 누가 보면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이라는 걸 상상도 못할 정도의 형제가 됨. 윤이는 새로 생긴 가족이 너무너무 좋겠지. 한집에 살 뿐이지 저에게 관심도 없던 엄마와 달리 이것저것 챙겨주는 아빠라는 존재가 있다는 게 그저 꿈만 같고. 또래와 잘 어울리질 못해 학교생활에도 흥미를 붙이지 못하던 차에 생긴 동생도 너무 사랑스럽고.

그런데 행복은 채 2년도 가질 않음. 윤이 엄마 버릇이 슬슬 나오는 거지. 가게도 팽개쳐둔 채 며칠 동안 들어오질 않는다거나 술에 잔뜩 취해 다른 남자 등에 업혀온다거나. 그래서 둘이 싸우는 횟수가 늘어가고 아이들은 눈치만 보고. 그러다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윤이 엄마 데려가라는 연락에 밤늦게 집을 나섰던 남자가 뺑소니 사고로 세상을 뜨는 거지. 초라한 장례식에서 윤이 엄마는 넋이 나가 있고 친아들인 준호는 이 악물고 눈물 참는데 윤이만 아빠아빠 하며 엉엉 울다 탈진해라.

사실 윤이와 남자는 부자관계라기엔 어딘가 어색했겠지. 어릴 때부터 저를 제대로 양육하지 않는 엄마 때문에 늘 집에 혼자 있던 윤이는 굶다 울다 지쳐 잠드는 게 일상이었음. 좀 더 자라서는 저녁에 출근하는 엄마 따라 술집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손님으로 오는 아저씨들이 예쁘다며 용돈도 쥐어주고 머리도 쓰다듬고 그런 거지. 근데 그게 다였을 리가 절대 없을 테니까 애정결핍이라 잘 엉겨 붙고 덥석덥석 잘 안기는 윤이 포동한 엉덩이도 쪼물거리고 말랑한 볼에 뽀뽀도 하고 더한 놈은 제 중심에 고사리만 한 윤이 손 슬쩍 갖다 대기도 했어라. 나이 많은 아저씨들과는 잘 지내는데 학교생활은 어려운 것도 이렇게 자라서겠지. 또래 아이들은 아저씨들처럼 저를 예뻐해 주질 않으니까. 어쨌든 그게 이상한 건지도 모르고 자란 윤이는 새로 생긴 아빠한테도 스스럼없이 안기고 파고들고 만지고 한 거지.

처음에 남자는 무뚝뚝한 친아들 준호와 달리 애교 많고 살가운 윤이를 딸 같은 아들이라 생각하며 예뻐했지만 처음 윤이가 제 앞섶에 손을 갖다 댄 날 기겁해서 윤이를 세게 밀쳤음. 우당탕 소리 내며 나가떨어진 윤이가 울먹울먹하는데 마침 그걸 보게 된 준호가 달려와 윤이 감싸 안고는 형 때린(것 같은) 아빠한테서 보호했겠지. 굳어 있던 남자는 얼른 윤이한테 사과하고 계속 노려보는 준호한테 변명하며 얼렁뚱땅 넘어갔는데 그날부터 둘의 관계는 달라지기 시작한 거. 어설프게 엉덩이 주물대는 거나 티셔츠 아래로 들어오는 손 같은 거 모른 척 받아주게 됨. 마지막 양심으로 먼저 윤이를 만지거나 하지 않을 뿐이지 윤이가 아저씨들과 했던 짓 거의 다 했던 거. 속 사정이야 알리 없고 둘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볼 뿐인 준호는 윤이 질투하고 그랬어라. 제 아빠 뺏어간 게 미워서.

셋만 남은 집에서 준호는 어려도 눈치로 알겠지. 제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거. 윤이 엄마는 눈치를 주기는커녕 친아들인 윤이도 본체만체하는데 혼자 이리저리 애쓰고 그래라.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등등. 그렇게라도 안 하면 쫓아낼 거 같아서.

윤이는 남자의 빈자리를 준호로 채웠겠지. 껴안고 뽀뽀하는 건 일상이고 잠도 혼자 절대 못 자고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학교 가는 것도 쉽지가 않아라. 층이 갈리는 곳에서 늘 우는 건 형인 윤이겠지. 이쯤 됐을 땐 준호가 형이라고도 안 하면 좋겠다. 좀 차이 나던 키도 같아졌고 윤이가 생일이 빨라서 한 학년 위지 나이도 같고 맨날 울고불고 애 같은 짓만 하니까 언제부턴가 그렇게 된 거여라. 안 그래도 미운 윤이가 아빠 죽고 나서 거의 집착 수준이니까 대놓고 구박하고 귀찮아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몇 년 후 툭하면 며칠이고 집에 들어오지 않던 엄마가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으면 좋겠다. 주방 찬장 안에 있던 돈통 바닥을 보고서야 윤이는 엄마본지 한참이라는 걸 깨닫겠지. 그래도 최소한 밥은 안 굶고 살았는데 집 여기저기를 뒤져봐도 나오는 게 없으니 윤이는 제가 형이랍시고 돈을 구해야겠다 생각하는 거지. 근데 이제 막 사춘기 된 애가 뭘로 구해. 그냥 무작정 동네 헤매고 다니며 알바구함 붙어있는 데 기웃대다가 잘 아는 아저씨와 마주치는 거. 물론 윤이 어릴 때 술집에서 윤이 희롱하던 사람. 그때부터 윤이는 제 몸을 돈 버는데 이용하게 됨. 어릴 때 군것질이나 할 수 있던 것과 달리 쌀도 사고 준호 용돈까지 챙겨줄 만큼의 수입이 생기는 거지.

공부 잘하고 착실한 준호와 달리 윤이는 학교도 자주 빠지고 공부도 안 하는데 아침부터 아프다고 찡찡대던 윤이 싫어죽겠으면서도 약 사갖고 집에 일찍 돌아오던 준호가 웬 아저씨와 팔짱 끼고 헤헤 거리는 윤이 멀리서 알아보면 좋겠다. 늘 가득 차있던 돈통부터 못 보던 옷 새 신발 등등 그제야 뇌리를 스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

그때부터 준호는 윤이 미워하는 걸 넘어서서 혐오하게 되는데 그래도 겉으로 티 내지는 않다가 어느 날 등에 매달리는 윤이 기겁해서 떨쳐내는 거. 윤이 아무렇지 않게 양치하며 웅얼웅얼 어이구 우리 준호 다 컸네 하면서 엉덩이 토닥여라. 준호 화장실에서 속옷 빨고 있었겠지. 근데 손에 들려있던 거 쓰레기통에 처박고 더러운 새끼 짓씹듯 내뱉고 나가버리니까 윤이는 어리둥절. 뭐가 부끄럽다고...

가방 들고 무작정 집 나선 준호. 제가 미친 건가 싶겠지. 몽정의 대상이 윤이였으니까. 더러운 새끼는 사실 윤이가 아닌 저에게 한말이었음. 단 하루의 방황 후 돌아온 준호가 어제의 일은 없었던 듯 태연하게 행동하니까 윤이도 아무렇지 않게 맞춰줌.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엔 동네 아저씨 외에도 학교 선배도 만나고 대학생도 만나는 윤이가 돈통을 채워갈수록 준호는 공부에만 목을 매겠지. 그러다 술에 취해 웬 남자 등에 업혀온 윤이 준호가 홧김에 덮덮해라. 그동안 죽어라 억누르던 게 폭발한 거. 이미 제정신 아닌 윤이는 다른 남자 이름 부르며 매달리고. 그렇게 미친 듯이 쌓인 거 풀어내다가 둘 다 지쳐 잠드는데 준호가 제품 파고드는 윤이 때문에 먼저 깨는 거지.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마른 몸 가득 제가 남긴 흔적 보고 기겁하곤 더럽다고 악쓰면서 자는 윤이 걷어차고 미처 피할새도 없이 웅크린 몸 일으켜선 뺨 때리고 그러면 참 좋겠다.

근데 처음이 어렵지 두번세번은 아무것도 아니라 얼마 안가 또 둘이 자게 되겠지. 윤이가 많이 취한 날이나 선물 같은 거 잔뜩 들고 들어온 날엔 준호가 벌이라도 주듯 거칠게 다루는 거. 더러운 새끼라느니 너 때문에 아빠가 죽었다느니 니 엄마보다도 더한 남창새끼라느니 아무 말이나 지껄여놓고 마지막에 들릴 듯 말 듯 뱉는 건 사랑해여라. 그 말에 희미하게 웃어준 윤이 잠들고 나면 동네 성당으로 달려가선 기도하고 후회하고 그래라. 잘못은 윤이한테 해놓고 딴 데 가서 비는 거 좋네.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 하면 쌓였던 거 다 푸니까 윤이 다음날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겠지. 아프고 힘들어도 며칠 동안 수발 받는 게, 좀 다정해지는 준호가 좋아서 윤이 준호가 시키는 건 뭐든 싫다고 안 하면 참 좋겠다. 참다 참다 가끔 터뜨리는 거라 더 괴롭히고 막 다루고 때리고 그러겠지.

그렇게 청소년기를 보내고 다른 지역에 있는 대학에 붙은 준호 따라가겠다 징징대던 윤이 갑자기 저도 이제부터 제대로 살겠다고, 공부해서 대학을 가겠다 선언해놓곤 대학생 만나 연애나 하면 좋겠네. 오랜만에 집에 들른 준호 그거 알고 윤이 뺨부터 후려치는데 윤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이번엔 진짜야, 그런 거 아니란 말이야. 하고 눈물 또르르 흘리면 좋겠다. 그 말에 준호가 더 충격받겠지. 한참 멍해있다가 윤이 억지로 옷 벗기려는데 싫다며 피해서 또 충격, 흘러내린 옷 추스르며 안 해 이제, 너 내 동생이잖아. 그 말에 팟, 뭐가 끊긴 듯 앞이 캄캄해지겠지. 동...생? 너는 조윤 나는 최준호 누가 니 동생이야? 하지 말라는 윤이 힘으로 눌러서 억지로 가지면 참 좋겠네. 내가 사랑한다고 했잖아. 너도 나 사랑하잖아. 아니야? 어? 아니냐고! 엎드려서 박힌 채로 끅끅 우는 윤이 귀에 소리치면 이불에 파묻혀 웅얼대는 목소리로 윤이 그러겠지. 난 한 번도 너 사랑한다고 한적 없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