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오조윤 1696
어릴 때는 태오가 형형 하며 강아지처럼 따랐겠지. 윤이도 태오가 삼촌인 거 알지만 동생 대하듯 했고. 그나마 하나 있는 동생 서인이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데다 어차피 어머니 등쌀에 가까이할 수도 없었으니. 잘 지내다가도 가끔 저와 달리 사랑 듬뿍 받고 자라는 게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해서 심술도 부리고 괴롭히기도 했지만 원하는 건 아버지 대신 태오 이용해서 얻고 그랬어라. 저 이용해먹는데도 예쁜 윤이형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던 어린 태오 머리 굵어지고 나서는 완전 변한 거면 좋겠다. 제가 윗사람인 거 이용해서 존나 예쁜 윤이 깔아보려다가 실패하고 처맞고 그랬어라. 그런 태오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제 아버지 이용해서 윤이 괴롭히고 그거 보며 고소해하는 게 다였는데 그것도 얼마 안 가 못하게 됐겠지. 유학 때문에.
이제 둘 다 성인 된지도 한참이고 윤이 할아버지도 죽었으니 그런 유치한 짓이야 하지 않지만 몸은 계속 원해라. 어딜 가도 윤이만한 여자고 남자고 본 적이 없으니까. 모자란 거 없는 조태오라 어차피 윤이가 줄 수 있는 건 그저 몸, 몸뿐이겠지. 태오 한국 들어올 때마다 윤이 하나씩 얻어낸 거면 좋겠네. 성인이 돼도 집안에서 저만 없는 차부터 시작해서 아버지한테 뭐라고 했는지 몰라도 태오 덕에 집도 나오고 지방에서 다시 서울 올라온 것도 태오가 손써준 덕이어라. 담배도 술도 해본 적 없는 윤이 조태오 때문에 약까지 하고 그랬던 거면 좋겠다. 여자고 남자고 아무것도 모르던 윤인데 조태오 앞에서는 별짓 다했겠지. 인터넷 뒤져가며 새로운 체위 연구도 하고 직접 에셈 도구도 주문하고. 그날 밤 태오 집에서 밤새 당하면 좋겠네. 얻어맞아 얼룩덜룩한 상처 잔뜩 달고 긴 머리에 여자 교복 걸친 채로 태오 위에서 허리 흔드는데 갑자기 당기는 힘에 딸려가면 달아오른 귓가에 태오가 속삭이겠지. 내일부터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