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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조윤 161221
dbsldbsl
2016. 12. 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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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윤이 괴롭혀줘라. 사내새끼가 무슨 깔끔을 그렇게 떠는지 등교하자마자 책상이고 의자고 싹싹 문질러 닦아낸 후에야 겨우
앉고 누가 좀 스치기만 해도 인상 팍 구기고 씻으러 가고 체육시간에도 애들 다 땀 흘리며 뛰어다니는데 툭하면 빠지고 그러니까 애들
생긴 대로 논다고 낄낄댈 때 같이 씹어준 게 다였는데 얼마 안 가 슬슬 건드리기 시작하는 거. 작은 얼굴이 새빨개져선 이 악무는 게 웃기면서도 재수 없어서 일부러 윤이 옷에 우유 쏟고 진흙 묻은 축구공 윤이 쪽으로 걷어차고. 그런지 한 달이 넘어도 윤이 잠깐 쏘아보기만 할 뿐 뭐라 말 한마디 안 하니까(윤이 두마디 이상 얘기하는 거 들어본 애 하나도 없어라) 영화 어디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고 점점 더 괴롭히면 좋겠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씻으러 가는 윤이 그날도 여느 때처럼 화장실로 향하는데 안에 들어서기도 전에 떠밀려서 앞으로 고꾸라질뻔해라. 어, 미안. 물기 있는 바닥 짚고 순식간에 일어나 보니 싱글싱글 웃는 윤영화겠지. 윤이 눈 마주친 채 다물린 입술에 잠깐 힘만 주곤 얼른 손 씻으려는데 영화가 또 밀었으면 좋겠다. 윤이 결국 바닥에 엉덩방아 찧고. 기겁해서 일어나는 거 영화가 가슴팍 걷어차서 거의 눕다시피 해라. 아악, 윤이가 소리 지른 건 처음이겠지. 영화 좀 놀라서 뒤로 물러서는데 윤이 벌떡 일어나서 영화한테 달려들면 좋겠다. 주위 애들 어버버하는 사이에 윤이가 올라타서 날린 주먹 영화 뺨에 정확히 꽂히고. 한 대 맞고 정신 번쩍 든 영화 윤이 손목 잡아채서 꺾을 듯 비트는데 눈물 한 줄기 흐르는 거 보고 저도 모르게 스르르 힘 풀면 좋겠다. 윤이 그대로 일어나서 뛰어나가는데 영화는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화장실 바닥에 제가 자빠져 있다는 것도 모르는지 한참을 그러고 있어라. 다음날부터 영화 윤이 괴롭히는 거 그만두고 맨 뒷자리에서 중간쯤 앉은 윤이 뒷모습 뚫릴 정도로 바라보기만 하면 좋겠다. 윤이한테 시비 거는 애들이나 반응하는 윤이나 그대론데 영화만 달라져라.
그렇게 이주쯤 지난 월요일, 주말 내내 윤이 생각만 하던 영화 등교하자마자 마주한 얼굴에 경악해서 윤이 손목 다짜고짜 잡아끌고 교실 밖으로. 인적 없는 곳에 도착하고서야 깨닫겠지. 윤이가 아무런 저항 없이 저를 따라왔다는 거. 영화 슬쩍 손목 놓고 너 얼굴이 왜 이 모양, 묻다가 앞으로 픽 쓰러지는 윤이 얼른 받아내는데 제 뺨에 와 닿는 뜨거운 숨결에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대로 업어들고 보건실이 있는 1층으로 뛰어내려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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