픈눈조윤 151224
픈이 기방 다니는 게 팔려간 윤이 찾으려고 그러는 거면 좋겠다. 조선 팔도 다 다니다 나주에서 마주쳐라. 병판이 아들로 사랑한 픈이 노비 아들 윤이한테 푹 빠져서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되니까 참다못해 윤이랑 윤이 엄마 팔아버린 거. 윤이 기방으로 보내졌다는 것만 겨우 알아내서 찾으러 다니는 동안 병판은 역모로 몰려 처형당하고 원래 없던 사람이었던 픈은 떠돌이나 다름없는 생활 중인데 수년 만에 만난 윤이는 어느새 다 자라 머리까지 올린 상태였겠지. 노비로 팔려왔지만 윤이 미색이 어마어마하니까 은밀히 써먹다 이젠 찾는 이도 꽤 되는 남기가 된 거지.
근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윤이가 저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거. 당장 예약되어 있는 윤이 밤을 거금을 얹어주고 사는데 예전의 어리고 순수했던 윤이가 전혀 아니겠지. 멍하니 바라만 보는 제게 다가와 요염한 손길로 옷부터 벗겨내더니 작은 입으로 양물을 답삭 무는 거. 픈 저 올려다보는 윤이 어깨 밀어내지만 힘은 하나도 안 들어가 있고 어느새 뺨은 축축하게 젖어들겠지. 윤이 표정이 약간 굳은 것도 같았는데 뿌연 시야 때문에 확신할 순 없었겠지. 그런 상황에도 몸은 자극에 반응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기둥이 바짝 서고. 그걸 제 아래에 끼워 맞춘 윤이가 색스럽게 웃으며 허리 놀리는 모습에 픈 눈물 줄줄 쏟아라. 윤이 바쁘게 움직이다 말고 손 뻗어 픈 볼 쓸어주겠지. 나리, 왜 우시어요? 이리 고운 낯으로. 이렇게 웃어 보셔요. 픈 제 입술 끝 매만지는 윤이 당겨안으며 파정하곤 그대로 돌아눕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겠지. 도망, 도망하자. 나와 함께. 귓가에 속삭이는 말에도 윤이는 아랑곳 않고 아이 어르듯 픈 등만 토닥이겠지.
윤이는 픈을 기억 못하는 게 아니었음. 병판이 역모로 처형당한 거 알고 있으니 픈 처지도 대충 짐작이 가는 거지. 그렇게 그리워한 제 주인, 하나뿐인 임이고 정인인데 같이 도망이라도 하였다간 저는 물론이고 픈 목숨도 보장할 수가 없으니 모른 척 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