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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조윤 160402

dbsldbsl 2016. 4. 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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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ㅈ버린 사소한 거ㅈ말의 셀ㄹ스트 부부 비슷한



-윤아, 나 넥타ㅇ, 아니다 그냥 있어. 윤은 상체를 채 세우기도 전에 커다란 손에 떠밀려 다시 누웠다. -오늘은 내가 할 테니까 우리 윤이는 쉬세요~ 아침엔 유독 힘들어하는 제가 출근하는 영화를 위해 해줄수 있는 거라곤 그것뿐이었다. 잘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힘겹게 밀어올리며 전날 미리 골라놓은 걸 네 목에, 그런데 언제부터 내가 네게 넥타이를 매주었지? 분명 나도 바빴던 것 같은데... 꼼꼼히 이불까지 덮어주고 찡긋 윙크하는 영화의 환한 얼굴에도 윤은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애써 가둬놓았던 기억이 자꾸만... 대꾸조차 없는 윤에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며 돌아선 영화가 거울 앞에서 매무새를 다듬는다.

윤은 그 즐거워 보이는 등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천천히 제 이마를 더듬었다. 몇 번이나 부딪힌 부위가 단단히 부어올랐다. 차디찬 손바닥을 데우는 열기, 골을 울리는 통증. 그래, 네겐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한 아침일 테지. 그런데 난 아냐.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함께하던 우리는 어디로 간 걸까. 언제부터 난 네 흥얼거림을 끔찍해하게 됐을까. 정체 모를 멜로디를 끝없이 주고받으며 웃음 짓던 우리는... 당장이라도 귀를 틀어막고 싶은 걸 윤은 그저 이불을 좀 더 끌어올리는 걸로 대신했다. 하지만 아무리 침대에 몸을 파묻어도 밤새 저를 뒤척이게 만든 두통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다. 윤은 신음을 뱉지 않으려 애쓰며 호흡을 골랐다. 역시 오늘 같은 날,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 게 좋다. 특히, 오래전 일 같은 건.

한동안(제가 손수 만들어준 흔적이 사라지기 전까지 뿐이겠지만) 영화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며, 팔불출 소리를 듣는 걸로도 모자란 애처가 노릇을 톡톡히 할 거다. 그러니까 우리에겐 어떤 문제도 없다. 있어서는 안된다.

스르르 감기는 눈앞으로 영화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단장을 끝낸 모습이 근사하다.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겠지. 하지만 내게 넌 더이상...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던 모양인지 영화가 양 뺨을 감싸 쥐었다. 다정한 온기를 가득 담은 손이 어젯밤 제 머리채를 틀어쥐고 사정없이 벽에 박아댔단 사실을 떠올리자 다시 숨이 가빠지려 했다. 그런 변화를 눈치채기라도 한 듯 저를 일으켜 품에 안은 영화가 천천히 등을 쓸어준다. -왜 하필 오늘,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나 잘 하고 오라고 해줘. 귓가에 속삭이는 부드러운 음성도, 목덜미에 닿아오는 입술의 감촉도 이렇게 익숙한데. 달라진 건 그저... -잘 하고 와.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떨림을 숨기지 못한 채 힘겹게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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