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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조윤 160505-05

dbsldbsl 2016. 5. 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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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좋다. 예뻐, 우리 윤이. 아이가 좋아하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배어 나온 땀을 따라 이리저리 혀를 움직였다. 짭짤한 소금기와 달큰한 체향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피맺힌 곳을 핥아 올릴 때마다 움찔대는 게 사랑스러워 아프다고 울먹이는 아이에게 금방 끝나, 조금만 더, 라며 분명 달래고 있었는데... 언제부터 반응이 없었는지 모르겠다. 잠이라도 든 건가? 물론 다른 때보다 더 곤하긴 하겠지만.

-윤아! 고꾸라지려는 몸을 얼른 붙들었다. 돌려 안아 확인한 얼굴에 운 자국이 가득하다. -자니? 발갛게 달아오른 뺨을 쓸어주며 물어도 답이 없다. 위아래로 두어 번 흔들어대자 맥없이 늘어져있던 아이가 느릿하게 눈을 뜨곤 가느다란 팔을 뻗어온다. -신부니임... 목에 와 닿는 숨결에 열감이 가득하다. 볼을 맞대어 비벼도 역시 마찬가지. 얼른 젖은 머리칼을 걷어내고 이마를 짚었다.

-윤이, 너. 멍해 있다 몇 번이나 약속을 어긴 것도, 평소보다 심했던 엄살도, 유독 뜨겁다 여긴 안도 그럼... -열나잖아, 왜 말 안 했어? 알면서도 물었다. 설령 정신을 잃고 쓰러질 지경이라 한들 절대 제 입으로 먼저 그만두겠다는 말 따위 하지 못할 아이라는 걸. -괜찮은데... 웅얼대며 품에 파고드는 아이를 소파 구석에 놓인 담요로 감싸 들어 올렸다.

조금만 더 버텨볼 걸. 짧은 복도가 끝나고 성당옆에 딸려 있는 그의 집에 도착하고 나면 이렇게 안겨 있을 수도 없는데. 아까와 달리 벌써 끝이 보이는 복도가 너무도 야속하다. 이대로가 좋아요, 아직은 집에 가기 싫어. 입밖으로 낼 수 없는 말 대신 목덜미를 감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며 귓가에 속삭인다. -이렇게 가니까 편하고 좋다. -그게 할 소리야 지금? 냉정한 말투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걱정에 웃음이 난다. -흐흥, 안 아파요. 그냥 조금 추워. -응, 진짜 안 아픈 것 같다. 웃기까지 하는 거 보니. 그래도 말을 했ㅇ, 맞닿은 입술을 힘주어 꾹 눌렀다. 혀를 내어 열릴듯말듯한 문을 애타게 두드렸다. 살짝 벌어진 안으로 파고드나 싶었는데 어느새 멀어진 입술이 이마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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