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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조윤 160304
dbsldbsl
2016. 5. 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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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윤이 수시로 조는 거 보고 싶다. 예민해서 밤에도 몇번이나 깨던 이전과 달리 책 읽다 놓치고, 식탁에서 숟가락 든 채로 고개 떨구고, 둘이 나란히 앉아 손잡고 영화보다가도 어느새 우치 어깨에 기댄채 새근새근 잠들어 있고. 근데 우치는 좀 마음 아파하면 좋겠다. 점점 부풀어오르는 배와 달리 팔다리는 앙상하게 말라서. 원래 입 짧은데 입덧까지 심해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그나마 먹는 거라곤 과일이랑 멀건 죽 정도라 윤이 늘 기운 없겠지. 우치 윤이 안쓰러워서 애 만들자고 졸랐던 제가 원망스럽고 아무 죄없는, 아직 태어나지도 아기가 밉고. 조심스레 윤이 소파 위에 눕히고 지친 기색 완연한 얼굴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슬며시 눈 뜬 윤이가 희미하게 웃으며 나 괜찮으니까, 우리 아기 미워하지마. 하며 배 살살 쓸겠지.
입덧 끝나고도 윤이 계속 힘들어하면 좋겠네. 우치 마음고생하라고. 윤이 애 낳는 날 우치가 더 울겠다. 윤이 잘못될까봐ㅠ 대신 아파줄수도 없으니 빨리 안나오는 애 원망하다 자책하다 의사 붙들고 우리 윤이 어떻게 좀 해달라고 난리 치다 실신도 해라. 윤이 안그래도 죽을만큼 힘든데 어이 없어서 맥 빠질듯. 결국 애 나오는 것도 못보는 우치. 일반 병실에 누워 있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우리 윤이! 소리 질러서 민폐 쩔게 끼치고 미친듯이 달려가면 힘없이 웃어준 윤이가 가서 아기 좀 보고 오라고 하겠지. 엉엉 울면서 싫다고 고개 흔들다 윤이 째림에 투덜대며 몸 일으키는데 멀지도 않은 문까지 가는데 하루 종일 걸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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