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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배조윤 170222
dbsldbsl
2017. 2. 2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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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히 잠들어 있던 몸에 올라타 사정없이 뺨을 갈겨대던 형배는 무언가 긁히는 느낌에 매질을 멈췄다. 빨갛다 못해 퍼렇게 멍이 올라오는 살갗 위로 길게 핏줄기가 늘어진다. 시계부터 풀어 놓는 걸 또 잊은 탓이다. 쯧, 혀를 차는 소리에 바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못 본체하고 침대에서 내려선 형배는 담배를 하나 꺼내 물며 창가에 기댔다. 불에 덴 것처럼 뜨끈한 손바닥을 유리창에 붙이자 끓던 열기가 좀 가라앉는 것 같다. 때린 저도 이렇게 얼얼한데 맞은 윤이야 오죽할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후회감을 애써 무시하며 형배는 담배 끝에 불을 붙였다. 뿌연 연기 사이로 한쪽만 퉁퉁 부어 엉망인 작은 뺨이 눈에 들어온다. 입안이고 눈동자의 실핏줄이고 죄다 터졌을 거다. 아마 며칠은 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겠지. 그러게 내가 기다리라고 안 했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억울했는지 가늘던 숨소리가 조금 거칠어졌지만 반응은 그게 다였다. 팔팔하게 날뛰던 게 불과 일 년 전인데 아주 먼 과거의 일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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