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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조윤 160229-02

dbsldbsl 2016. 2.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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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주노가 직접 데려온 윤이한테 예상보다 더 푹 빠짐. 주노가 말로 이렇게 저렇게 (혼란스러운 정국을 안정시켜주는 건 물론이고 백성들에게 기쁨을 내려줄 귀인이다. 오랫동안 계속된 가뭄도 사라질 것이며 호시탐탐 제국을 노리는 적국도 잠잠해질 것이다 등등) 홀린 것도 있지만 황궁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의 절색은 물론이고 보통의 여인과 다른 몸인 게 오히려 신선하여 흥미로운 거. 윤이는 후궁이 된 것도 싫고 안기기는 더 싫은데 주노와 약조한 게 있으니 그동안 밤에 했던 거 열심히 써먹겠지. 그러니 황제는 더 정신을 못 차리고.

후궁 된 윤이 덕에 조대감도 상경하는데, 주노가 황후로 만들어준다며 데려가긴 했지만 상석에 자리한 윤이를 보니 기가 차겠지. 그래도 사내로 태어난 놈인데, 잠깐 동안이지만 분명 제 뒤를 이을 아들로 키웠었는데, 못 본 사이에 더 짙어진 듯한 미색도, 도저히 사내의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치렁치렁한 복식도 다 끔찍한 거. 눈도 마주치기 싫어서 윤이한테 웃는 얼굴 한번 보여주질 않았지만 그러는 것도 잠시뿐이겠지. 높아진 제 위치나 늘어가는 재물에 점점 생각이 바뀔 테니까. 게다가 사람의 욕심이란 건 끝이 없는 것이라 수시로 입궁해서는 다른 여인이 나타나기라도 하면 끝이다. 회임은 언제 할 것이냐, 반드시 황자를 낳아 태자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미 장성한 태자가 있는데도) 윤이를 들볶고. 그러니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주노가 둘러댔던 게 현실이 되어 어느새 귀비까지 올라 있어라)하면서도 고운 얼굴엔 근심이 사라질 날이 없겠지.


윤이한테 단 하나 있는 낙이라곤 가끔 찾아오는 주노. 예전처럼 끌어안고 입 맞추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으니 소매 안의 주먹만 쥐었다 풀었다. 그렇게 애만 태우던 윤이 하루는 큰 결심하고 탁자 아래로 발 뻗어 주노 신발 톡 건드림. 시중드는 궁녀가 볼까 두근두근한데 주노는 알면서도 모른 척 태연한 표정이고. 별 의미 없는 안부나 날씨 얘기만 건네니까 시무룩해진 윤이는 형식적으로 단답만 하는데 갑자기 신전에 제를 올리러 가는 게 어떠냐고 해라. 윤이 ??? 귀비께서도 황자를 보셔야 할 것이 아닙니까, 황제께서 늘 저만 보면 닦달을 하시니. 결국 힘든 일 치르러 가는 (열흘 밤낮 지극정성을 다해야 하는 거라 몸도 축나고 어쨌든 엄청 고된 거라고 해야지) 윤이. 황제의 걱정스러운 눈빛과 격려를 받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 이끌고 신전으로 떠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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