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조윤 151221
그러다 영화가 또 괜히 트집 잡아서 아침부터 대판 싸우고 학교 갔는데 그날따라 마침 차 끌고 온 절친 우치랑 바다나 갔으면. 유니는 데려다준다는 말에 별생각 없이 탄 건데 우치가 그냥 막 달려서 어쩔 수 없이. 바다에 발도 담그고 회도 먹다 보니 시간은 점점 흘러 밤 되고 싸웠어도 저 걱정할게 뻔한 영화 생각에 하루 종일 꺼놨던 휴대폰 켜는데 그 순간 울리는 벨소리. 낮은 목소리로 어디야? 묻는 영화한테 어, 어 지금 ㄱ 하는데 전화는 끊기고.
평소와 다른 상황에 불안해진 윤이 우치한테 빨리 가자고 보채서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뛰어들어가는데. 문 열리자마자 머리채 잡히면 좋겠다. 버티다가는 다 빠질 지경이라 어쩔 수 없이 움직이긴 하는데 영화 손 떼어내려고 사정하고 소리 지르고 할퀴고 때려도 절대 풀려나진 못하겠지. 그렇게 욕실로 끌려가서 욕조에 처박혀라. 윤이 막 버둥대는데 영화가 그렇게 물이 좋으면 실컷 마시라고 등 꾹꾹 누르면 좋겠다.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어떻게 알고 이러나 싶은데 물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고.
윤이 숨넘어가기 직전에 겨우 영화가 놔주겠지. 죽어라 기침하면서 정신 못 차리는 윤이 그대로 바닥에 엎어놓고 바지 벗기려고 하니까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돌아보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 마, 하는데 영화가 니가 말 안 하면 모를 줄 알았냐면서 전우치 그 새끼랑 뭔 짓 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해야겠다고 바지 끌어내렸으면. 그동안 영화랑 말로만 싸웠지 이러는 거 처음이라 유니 충격에 제대로 반항도 못하고. 이미 기운 다 빠져서 힘 하나도 없는 팔로 미약하게 밀어내기만 하는데. 윤이가 그러든 말든 아랑곳 않고 결국 옷 벗겨낸 영화, 온몸 샅샅이 확인하는데 별다른 흔적이 있을 리가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