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철조윤 151127

조폭 형배는 유니 엄마 기둥서방이어서 툭하면 집에 오는데 가끔 욱해서 손찌검할 때는 있지만 그런대로 잘 지내는 사이임. 유니랑은 별로 마주칠 일 없으니까 가끔 봐도 그냥 데면데면하고. 어느 날은 술이 잔뜩 취해 찾아와서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유니가 귀 틀어막고 있는데도 엄마 맞는 소리 평소보다 심하게 나니까 참다못해 나가서 말리는 거. 그러다 유니도 몇 대 얻어맞아서 입술 터지고 뺨도 부어오르고. 학교 가는 길에 히처리네 약국에 들르는데 엄마 심부름으로 자주 가던 곳이라 원래 아는 사이. 히처리는 유니 보면 늘 친절하게 인사하고 말 걸고 그러지만 인간관계에 서툰 유니는 필요한 말만 하고 단답만 겨우 해주는 정도. 유니가 반창고나 연고같은거 가끔 사가긴 했어도 얼굴 엉망인 건 처음이니까 놀란 히처리 가려는 유니 붙잡아서 직접 치료해주면 좋겠다. 됐다고 해도 안 놔줘서 결국 한숨 한번 쉬고는 히처리가 하는 대로 얌전히 처치 받고.

며칠 지나서 행배 또 나타남. 유니는 엄마 일하는 시간에 여길 왜 왔나 싶어서 엄마 없어요 하고 문 닫으려는데 술 냄새 풀풀 풍기는 행배가 문 붙들고 씩 웃으며 안으로 들어오겠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 유니 보면서 니가 엄마보다 더 이쁘네 하면서 점점 다가오면 내가 좋겠다. 결국 소파에 걸려 넘어진 유니 그대로 행배가 옷 벗겨내서 덮... 유니 미친 듯이 반항하다가 뺨이 찢어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처맞고 명치도 맞고 그래서 결국 당할 수밖에 없겠지.

한참만에 눈 떠보면 행배는 없고 밖은 아직 어둑어둑. 유니 엉망 된 몸 일으켜서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정신없이 밖으로 나가는데. 당장 갈 데라고는 히처리네 약국뿐. 문 몇 번 두드려 보다가 아직 해도 안 떠서 히처리 출근 안 했다는 거 뒤늦게 깨닫고 그냥 그 앞에 쭈그려 앉겠지. 그러다 잠드는데 몸 흔들리는 느낌에 슬쩍 고개 들면 히처리가 눈 땡그랗게 뜨고 쳐다보겠지. 유니 얼굴 보고 기겁한 히처리 얼굴 왜 이러냐면서 차디찬 유니 일으키는데 온몸이 다 아파서 약하게 신음 흘리니까 더 놀라서 안아들고 안으로 데려가면 좋겠다.

치료받고 잠든 유니 눈 뜨면 히처리가 밥 차려다 주겠지. 생각 없다고 했지만 결국 못 이기는 척 일어나는데 저도 모르게 소리 지르겠지. 아래가 찢어져서 엉망인 거 잊고 그냥 앉아버렸으니까. 히처리 눈 데룩데룩 굴리면서 왜 그러냐고 어디 딴 데 더 아픈데 있냐고 하는데 유니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입 꾹 다물고 있다가 눈물 뚝뚝 흘리면 히처리가 머리 굴리다가 말없이 그냥 안아줘라. 유니 한참 울다가 그냥 다시 잘래요 하면 히처리가 그냥 고개 끄덕이겠지. 그래놓고 등돌리고 누운 유니 옆에 조용히 연고 갖다놓고. 그렇게 며칠 약국에서 지내는데 엄마가 저한테 별 관심은 없어도 친구 집에서 지내겠다고 연락 정도는 하겠지.

학교를 계속 빠질 수는 없으니까 며칠 지나서 히처리 차 타고 등하교 하는데. 어느 날은 시간 지나도 히처리가 나타나지 않고 연락도 안 되는 거. 교문 앞 서성이던 유니 그냥 걸어가는데 까만 차가 와서 앞 가로막겠지. 차에서 내리는 건 당연히 행배. 얼라가 계속 외박하면 쓰냐면서 차에 태워서 집에 데려다주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행배가 유니 방으로 끌면 좋겠다. 버텨봤자 아주 잠깐이겠지. 침대 위에 앉혀놓고 유니 머리도 쓰다듬고 볼도 훑고 하다가 슬쩍 밀어 눕히는데. 유니 하, 하지 마세요... 해도 행배는 자기 하고 싶은 거 그냥 하겠지. 저번엔 내가 잘못했다 아팠제? 아프게 안 할게 하면서 슬슬 옷 벗기는데 유니 맞는 거 겁나서 도망도 못치고 달달 떨면서 그냥 당하면 좋겠다. 엄청 아프지만 맞지는 않았으니까 아래는 또 찢어졌어도 딴 데는 멀쩡한데. 반항도 못하고 그냥 몸 내준 제가 너무 끔찍해서 행배 가고 나면 엉엉 울겠지. 그러다 히처리한테 전화 오는데 운거 티 날 거 같아서 안 받고. 몇 번이나 계속 울리는 거 고민하다 목 가다듬고 받는데 히처리가 유니 목소리 듣자마자 집이야? 묻는데 유니 고개 끄덕이면서 겨우 네... 하면 미안... 내가 지금 갈게 라고만 하고 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