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조윤 151029
그러다가 영화랑 서인이 둘 다 유학 가고. 졸업하고 귀국했더니 유니가 집에 없는 거. 방학 때마다 들어왔고, 몇 달 전에도 아무 일 없었고, 며칠 전 멀쩡히 통화까지 했는데 갑자기. 서인이가 아버지한테 물어도 그놈 얘긴 꺼내지 말라 하고. 며칠 만에 연락돼서 서인이가 유니 만나러 갔는데 웬 조폭 같은 놈이랑 같이 있는 거. 게다가 저보다 나이도 많아 보임. 유니 대학 가자마자 우연히 형배 만나서 사귀는 거 아버지한테 들키고 헤어지라는 말에 무작정 뛰쳐나와서 행배 집에 머무는 중. 서인이가 달래도 난 안 돌아가, 하면서 막무가내라 어쩔 수 없이 그냥 두고 옴. 소식 들은 영화 멘붕. 우리 윤이가 게이라니. 그것도 조폭 같은 아저씨랑. 말도 안 돼, 내가 찾아가 봐야겠어. 협박이라도 당하는 걸 거야. 하면서 형인 서인이보다 더 오버하는데 며칠이 지나도 계속 그러니까 서인이가 이상한 눈으로 보면 좋겠다. 아버지랑 다르게 서인이는 윤이가 만나는 게 남자여도 제 의견 존중해줄 생각인데.
-윤이 우리랑 떨어져 있는 사이에 무슨 나쁜 일 있었던 거 아닐까? 잘 좀 물어봐봐. 아무래도 나보다는 니가 나을 거 같, 아니 그래도 친형인 너보다는 나한테 말하는 게 편할 수도 있겠다. 혹시 고등학교 때 질 나쁜 애들이... 그래서 그 충격으로?
영화는 그때부터 고민 시작함. 윤이를 그런 눈으로 본 적 절대 없었는데 제가 수년 동안 했던 말이나 행동 생각할수록 이상한 거. 서인이네 날마다 들락거린 것도 사실 윤이 때문이고 친구인 서인이보다 윤이랑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고, 사귄 여자들도 어딘가 윤이 같은, 물론 윤이만큼 예쁜 애는 하나도 없었지만 어쨌든 분위기라도 윤이랑 비슷한 그런 여자만 만났던 것 같고, 유학 중에도 하루라도 윤이 생각 안한 적이 없고, 뭘 생각해도 다 윤이랑 연관돼서. 아 그게 다 좋아해서 그런 거였나... 그렇게 서인이가 한 말에 각성해서 결국 어린 윤이 처음 봤던 날부터 좋아했다는 결론 내면 좋겠다. 윤이를 좋아, 아니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됐으니 찾아와야겠지. 유니 마음이고 뭐고 이미 안중에도 없고 그냥 내 거 뺏긴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