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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조윤 150924-01

dbsldbsl 2015. 9. 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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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는 어릴 때부터 늘 엄마한테 부자아빠 얘기를 듣고 자랐음. 좀만 있음 아빠가 커다란 차 타고 와서 너 데려갈 거라고. 그러면 동화책에 나오는 왕자님처럼 살게 될 거라고. 그래서 윤이는 주변 애들 우습게 알고 무시하면서 늘 우리 아빠 엄청 부자라고 나 이제 아빠랑 살 거라고 자랑함. 지원이는 윤이 엄마 술집에서 주방 일도 하고 윤이네 집안일도 해주는 아줌마 아들인데 늘 둘이 같이 다님. 지원이는 동갑이지만 동생 같은 윤이 징징대고 떼쓰는 거 다 받아주고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그러는데 윤이는 지원이 친구로 생각 안 함. 잘난척하느라 애들하고 싸울 일이 많으니까 또래보다 키도 크고 어른스러워서 형 같은 지원이 보디가드처럼 써먹는 거.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몇 년이 지나도 아빠는 나타나지 않고. 엄마가 윤이한테 말은 안 했지만 그딴 애 알아서 키우든 말든 하라는 말에 이미 포기한지 오래임.


어쨌든 지조는 언젠가부터 멀어짐. 지원이가 어릴 때는 윤이 때문에 애들과 가끔 싸우긴 했지만 얌전한 모범생이었는데 중학생 되고 나더니 변한 거. 윤이는 집으로 오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지원이가 불량해 보이는 애들이랑 어울리는 거나 담배 피우는 거 여러 번 봄. 그런 다음날이면 지원이네 집까지 찾아가서 예전처럼 시비도 걸고 잔소리도 했는데 지원이가 들은 척도 안 하고 그냥 나가버리니까 기가 막히고 화나서 저도 모른척하기 시작. 어릴 때는 저만 졸졸 따라다니던 게 며칠이 지나도 먼저 와서 말 걸기는커녕 눈길도 안 주는 게 기분 나빠서 무시하다 보니 점점 모르는 사이처럼 된 거. 공부도 안 하고 질 안 좋아 보이는 애들이랑만 어울리는 거 보면서 자꾸 신경은 쓰이는데 먼저 아는척할 수는 없고. 아줌마한테 넌지시 말 꺼내면 우리 지원이는 그런 애 아니라면서 알아서 잘 하겠지. 엄마 걱정시킨 적 한 번도 없어. 이러면서 순박하게 웃으니까 아니라고 걔 완전 양아치 다 됐다고 담배도 피우고 이상한 애들이랑 어울리고 다닌다고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윤이도 결국 포기하게 되고.

지원이는 일부러 윤이 모른척하는 거임. 사춘기 되면서 제가 윤이 좋아하는 거 깨닫고. 맨날 저 이용해먹기만 하는 게 왜 좋은지는 잘 모르겠는데 뭔 짓을 해도 밉지가 않고 예뻐 보이기만 함. 근데 저도 윤이도 남자니까 좋아하는 게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아서 안 하던 나쁜 짓도 해보고 여자도 만나보고 그러는데 별 소용은 없고. 변한 제 태도에 윤이가 안절부절못하는 거 다 보이는데 옆에 있다간 무슨 짓이라도 저지를 거 같아서 애써 무시하는 거. 근데 윤이는 그것도 모르고 말도 못 거는 주제에 아닌척하면서 주위 얼쩡대고. 그렇게 말도 안 하는 사이로 지내다 같은 고등학교 가게 되고. 지원이 마음은 계속 변함이 없는데.

애들 무시하고 도도하기만 해서 친구 하나 없던 윤이도 철이 들었는지 부자아빠를 포기하기라도 했는지 성격 좋고 인기 많은 전우치랑 친해지더니 틈만 나면 붙어있는 거. 아무리 모르는 사이처럼 지내고 있어도 늘 윤이 바라보고 있는 지원이가 모를 리 없고. 엄청 거슬리는지만 윤이랑은 학교에서건 동네에서건 여전히 그냥 지나침. 근데 그럴 때마다 흠칫하며 저 의식하던 윤이가 언제부턴가 제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일부러 부딪치는 상황까지 만들어봐도 아무렇지도 않은 거.

그러던 어느 날 체육시간에 선생 눈 피해서 인적 드문 별관 쪽으로 향하던 지원이가 주위 두리번거리다 급하게 사라지는 우치 발견함. 웬일로 유니도 없이 혼자 저러고 다니나 하고 다시 발 옮기는데 윤이랑 딱 마주침. 평소와 달리 화들짝 놀라더니 뒤돌아 가려는 거 얼른 붙잡았는데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라 있고 얇은 입술은 퉁퉁 부어 있고. 꼭꼭 잠가두던 셔츠 단추도 풀려있고. 이상한 기분에 손목 세게 쥐고 건물 뒤로 데려감. 뭐 하는 거야? 이거 안 놔? 하는 거 그냥 힘주어 끌고 가서 벽에 가둬두고 말없이 노려보는데 같이 쏘아보던 윤이가 뭐 하자는 거야 지금? 하더니 갑자기 제 목 가림. 수상한 행동에 윤이 손 잡아내린 지원이 눈에 상상도 못 했던 흔적이 보이고. 뭐야 이거 하고 냉랭하게 물으니까 유니가 더듬더듬 니, 니가 뭐, 뭔 상관인데? 하면서 단추 잠금. 지워니가 무표정한 얼굴로 너 전우치랑 잤냐? 피는 못 속이나 보다, 그 말에 멍해진 유니 뒤늦게 뭐, 뭐? 다시 말해봐. 지원이가 너도 너네 엄마처럼 몸 막 굴리는 게 창ㄴ 같다고, 해서 유니가 지워니 뺨 갈김. 피식 웃어준 지워니 유니 옷 벗기기 시작하고. 하지 말라고 난리치는 유니한테 전교생한테 다 불러 모을 거냐고. 너랑 전우치 그 새끼랑 게이인거 소문내고 싶냐고 하면 유니 굳은 듯 멈추겠지. 그렇게 셔츠 다 벗기고 나면 붉은 흔적 여러 개 더 있고. 눈으로 확인한 지원이가 한참 동안 말없이 이 악물고 유니 노려보다 돌아서면 유니 그제야 참았던 눈물 흘리면서 옷 주워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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