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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조윤 150819-02
dbsldbsl
2015. 8. 2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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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커다랗게 열려있는 눈을 분명히 보았다. 하루 종일 끙끙 앓는 소리만 낼 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윤이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 깨어난 모양이었다. 흠칫 놀라더니 서둘러 눈을 감고는 자는 척을 하는 게 우스우면서도 안쓰러웠다. 호흡을 가다듬으려 애쓰고 있었으나 힘주어 감은 눈꺼풀은 바르르 떨렸다. 서인은 움찔대는 눈두덩과 눈물로 축축이 젖은 볼을 못 본체하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그렇게 심하게 대했으니 겁이 나는 게 당연했지만 저를 피하는 모습에 입맛이 썼다.
알면서도 속아준지 이틀째 되던 아침, 간단한 치료를 끝내고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준 후 일어서던 서인은 옷자락을 끌어당기는 느낌에 몰래 피식 웃음을 흘렸다. 살며시 눈을 뜬 윤이 약간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작은 입을 달싹인다. 귀를 갖다 대자 와 닿는 따뜻한 숨에 온몸이 간질거렸다. -안 그럴게. 그런 말 안 할게. 진짜 안 그럴게. 그런, 그대로 두면 언제까지고 반복할 것 같아 갈라진 입술에 살짝 입을 맞댔다. -알았어. 윤은 그제야 안심한 표정을 해 보이고는 샐쭉 웃으며 울먹이는 소리로 예상했던 말을 뱉었다. -배고파. 그럼 그렇지. 어린아이 같은 윤에게 배고픔은 무엇보다도 큰 일일 테니까 더 이상은 무리였을 거다.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버텼네. 미리 준비해둔 밥상을 안으로 들이자 멍투성이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터진 입안이 아파 울상을 지으면서도 꿋꿋이 밥을 밀어 넣는 모습을 보자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기억이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서인은 세 살 위인 윤을 형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일러준 사람이 없기도 했지만 한참은 작은 제가 놀리고 때려도 단 한 번도 맞서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윤은 그저 바보에 병신일 뿐이었다. 괴롭힘이 계속되자 윤은 언젠가부터 저만 보면 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번 잠긴 문은 아무리 걷어차도 열리지 않아 결국 이를 갈며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나 두어 번의 경험 후 서인은 다음날을 기대하며 마음 편히 잘 수 있게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그 앞에서 버티고 있으면 윤이 어제 일은 까맣게 잊은 듯 문을 열었다가 제게 얻어맞곤 했던 것이다. 그 멍청함을 한껏 비웃어주고 학교로 향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 유치한 짓은 머리가 굵어지면서 자연스레 그만두게 되었다. 급격하게 찾아든 사춘기가 윤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놓았으니까. 전교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난 여자애보다 윤이 훨씬 더 예뻐 보였다. 늘 촉촉이 젖어 있는 커다란 눈동자는 밤하늘에 박힌 별처럼 반짝거렸고, 잡티 하나 없는 피부는 절로 손을 가져가게 만들었다. 서인은 제 감정이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윤에게 다가갔고 바라봤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달라진 태도에 윤은 처음엔 움찔대며 겁을 냈지만 금세 마음을 열었다. 십 년이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다정하게 대해준 이는 제가 유일하니 당연한 결과였다.
예쁘게 보인 걸로는 모자랐는지 윤은 어느새 왕성한 성욕의 대상이 되었다. 서인은 꿈에 나타나 저를 유혹하던 윤 때문에 젖은 속옷을 빨던 날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학교고 뭐고 당장이라도 제 침대에 윤을 끌어다 눕히고 싶었지만 아무리 제멋대로인 저라도 집에서 형을 깔아눕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얌전한 모범생이 아니었던 서인은 저희 무리가 이용하는 아지트를 떠올렸다. 학교엔 가방만 던져 놓고 1교시가 시작되기도 전에 집 앞으로 돌아와 대문이 보이는 곳에 몸을 숨겼다. 초조하게 엄마가 외출하기만을 기다린지 삼 일째 드디어 기회가 왔다.
방 안에서 동화책을 읽고 있던 윤은 말없이 제 손을 잡아 끄는 서인을 아무런 의심 없이 따랐다. 마당을 지나쳐 대문을 나서자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집안에만 갇혀있다시피 하던 윤은 서인의 손을 잡고 걷는 내내 신기한 듯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자꾸만 멈춰 섰다. 힘주어 당기며 재촉하는 서인의 얼굴이 화난 듯 보여 금세 풀이 죽었지만 들뜬 기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지 다시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가 모습을 드러내자 서인은 긴장감에 마른침만 넘겼다. 얼른 윤을 끌고 들어가 욕망을 풀어내고 싶기도 했고, 이대로 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건물 앞에서 잠시 고민하던 서인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윤의 손을 고쳐 쥐었다. 지하로 이어지는 어두운 층계가 겁이 났는지 잠시나마 미약한 힘으로 버티던 윤은 서인이 가까스로 끌어올린 입꼬리를 보고는 안심한 듯 따라 웃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옷을 벗기는 손길에도 아무것도 모른 채 순진하게 빛나던 눈망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아프다고 엉엉 울며 저를 밀어내는 윤에게 무서운 표정으로 윽박지르던 서인은 점점 커지는 울음소리에 결국 손을 휘둘렀다. 눈물로 젖은 뺨을 몇 번이고 갈겨대다 울음을 참느라 끅끅대는 소리도 거슬려 바닥을 구르던 속옷으로 작은 입을 틀어막고 서툰 몸짓을 이어갔다.
알면서도 속아준지 이틀째 되던 아침, 간단한 치료를 끝내고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준 후 일어서던 서인은 옷자락을 끌어당기는 느낌에 몰래 피식 웃음을 흘렸다. 살며시 눈을 뜬 윤이 약간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작은 입을 달싹인다. 귀를 갖다 대자 와 닿는 따뜻한 숨에 온몸이 간질거렸다. -안 그럴게. 그런 말 안 할게. 진짜 안 그럴게. 그런, 그대로 두면 언제까지고 반복할 것 같아 갈라진 입술에 살짝 입을 맞댔다. -알았어. 윤은 그제야 안심한 표정을 해 보이고는 샐쭉 웃으며 울먹이는 소리로 예상했던 말을 뱉었다. -배고파. 그럼 그렇지. 어린아이 같은 윤에게 배고픔은 무엇보다도 큰 일일 테니까 더 이상은 무리였을 거다.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버텼네. 미리 준비해둔 밥상을 안으로 들이자 멍투성이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터진 입안이 아파 울상을 지으면서도 꿋꿋이 밥을 밀어 넣는 모습을 보자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기억이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서인은 세 살 위인 윤을 형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일러준 사람이 없기도 했지만 한참은 작은 제가 놀리고 때려도 단 한 번도 맞서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윤은 그저 바보에 병신일 뿐이었다. 괴롭힘이 계속되자 윤은 언젠가부터 저만 보면 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번 잠긴 문은 아무리 걷어차도 열리지 않아 결국 이를 갈며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나 두어 번의 경험 후 서인은 다음날을 기대하며 마음 편히 잘 수 있게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그 앞에서 버티고 있으면 윤이 어제 일은 까맣게 잊은 듯 문을 열었다가 제게 얻어맞곤 했던 것이다. 그 멍청함을 한껏 비웃어주고 학교로 향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 유치한 짓은 머리가 굵어지면서 자연스레 그만두게 되었다. 급격하게 찾아든 사춘기가 윤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놓았으니까. 전교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난 여자애보다 윤이 훨씬 더 예뻐 보였다. 늘 촉촉이 젖어 있는 커다란 눈동자는 밤하늘에 박힌 별처럼 반짝거렸고, 잡티 하나 없는 피부는 절로 손을 가져가게 만들었다. 서인은 제 감정이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윤에게 다가갔고 바라봤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달라진 태도에 윤은 처음엔 움찔대며 겁을 냈지만 금세 마음을 열었다. 십 년이 훌쩍 넘는 긴 시간 동안 다정하게 대해준 이는 제가 유일하니 당연한 결과였다.
예쁘게 보인 걸로는 모자랐는지 윤은 어느새 왕성한 성욕의 대상이 되었다. 서인은 꿈에 나타나 저를 유혹하던 윤 때문에 젖은 속옷을 빨던 날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학교고 뭐고 당장이라도 제 침대에 윤을 끌어다 눕히고 싶었지만 아무리 제멋대로인 저라도 집에서 형을 깔아눕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얌전한 모범생이 아니었던 서인은 저희 무리가 이용하는 아지트를 떠올렸다. 학교엔 가방만 던져 놓고 1교시가 시작되기도 전에 집 앞으로 돌아와 대문이 보이는 곳에 몸을 숨겼다. 초조하게 엄마가 외출하기만을 기다린지 삼 일째 드디어 기회가 왔다.
방 안에서 동화책을 읽고 있던 윤은 말없이 제 손을 잡아 끄는 서인을 아무런 의심 없이 따랐다. 마당을 지나쳐 대문을 나서자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집안에만 갇혀있다시피 하던 윤은 서인의 손을 잡고 걷는 내내 신기한 듯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자꾸만 멈춰 섰다. 힘주어 당기며 재촉하는 서인의 얼굴이 화난 듯 보여 금세 풀이 죽었지만 들뜬 기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지 다시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가 모습을 드러내자 서인은 긴장감에 마른침만 넘겼다. 얼른 윤을 끌고 들어가 욕망을 풀어내고 싶기도 했고, 이대로 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건물 앞에서 잠시 고민하던 서인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윤의 손을 고쳐 쥐었다. 지하로 이어지는 어두운 층계가 겁이 났는지 잠시나마 미약한 힘으로 버티던 윤은 서인이 가까스로 끌어올린 입꼬리를 보고는 안심한 듯 따라 웃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옷을 벗기는 손길에도 아무것도 모른 채 순진하게 빛나던 눈망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아프다고 엉엉 울며 저를 밀어내는 윤에게 무서운 표정으로 윽박지르던 서인은 점점 커지는 울음소리에 결국 손을 휘둘렀다. 눈물로 젖은 뺨을 몇 번이고 갈겨대다 울음을 참느라 끅끅대는 소리도 거슬려 바닥을 구르던 속옷으로 작은 입을 틀어막고 서툰 몸짓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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